전민지 (Min Ji Jeon)
2018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Indiana University , Education (PhD)

 

1) 풀브라이트 지원 동기

최신 기술들을 교육 환경에 접목시켜 학습 환경을 다변화하고 의미롭게 하는 연구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보다 넓은 환경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어느 한 분야에만 치중하지 않고 여러 학문을 아우르며 학생들을 오랜 기간 동안 지원해 왔기에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부터 유학 생활 전반에 대한 경험과 느낌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은 미국 대학원 입학 과정과 유사한 점이 많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면서 제가 왜 이 공부를 하고 싶은 지, 미국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목표를 성취하려 하는지, 이후에 어떻게 커리어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지와 같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부족하고 정제되지 않은 아이디어였지만, 당시에는 연구자가 되기 위해 필요했던 진지한 고민의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서류 과정을 지나 면접을 볼 때에도 비록 선발 과정이었지만, 학계에 계신 관련 분야 교수님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었고 이는 당시 제 생각을 정교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수혜자로 선정된 이후 이어진 미국 유학 과정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값지고 보람찬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에 가졌던 막연한 두려움은 끝없는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설렘으로 이내 대체되었습니다. 어떤 생각도 독창성으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학계의 담론을 수용하려 노력하는 학문적 토양과 문화는 제 호기심과 탐구심을 견인하는 동인이 되었습니다. 최신 과학 기술을 교육 현장에 도입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 경험을 쌓았고, 이는 향후 제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연구에 임할 것인지 결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게 늘 감사했던 순간이었고, 이 시간이 더디게 가기를 바랐습니다.

미국에 오랜 기간 체류하면서 경험한 미국 문화도 그 시간이 더 즐거울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대학원 학생들과 야외에서 팟럭을 하고, 브라운백으로 함께 식사하며 세미나에 참석하고, 미국 가정에서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를 하는 등 이곳에서 지내지 않았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값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이나 영화로만 보아 왔던 미국이라는 나라는 생각보다 더 다채롭고 크고 역동적인 곳이어서 하나의 수식어로 통칭할 수 없단 걸 깨달았습니다. 먼 땅에서 다른 문화를 가진 저를 위해 기다려주고 인내해주었던 은사님들과 친구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를 통해 한국을 보고, 한국의 사상, 음식, 문화에 관심을 가져주고, 저와 함께 이국의 낯선 경험을 함께 하길 마다치 않았던 그들의 친절과 배려를 기억합니다. 뉴스에서 인종 차별 같은 흉흉한 소식이 들릴 때에도 이들 때문에 외롭거나 두려울 겨를이 없었습니다.

 

3)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이유

풀브라이트를 추천 드리는 이유 중 첫 째는 재정적 지원으로 유학 중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경제적 고민 없이 유학 생활 초반을 보낼 수 있다는 건 매우 큰 특혜라고 생각합니다. 학과 수업이나 개인적인 연구나 프로젝트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이는 이후 대학원 과정을 쫓기지 않고 제 페이스에 맞춰서 마무리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둘째, 대학원 지원 과정이나 비자 발급을 위한 절차에도 풀브라이트 한미교육위원단의 도움이 컸습니다. 마지막으로, 풀브라이트에는 대학원 학생들 뿐만 아니라 현직 연구자, 교수님들을 비롯한 장학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많습니다. 분야를 망라한 인적 네트워크는 커리어에 대한 건설적인 조언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례로 저는 같은 해에 선발된 장학생들과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출국 전 모임을 하며 유학 준비를 위한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고, 미국 전역에서 모인 풀브라이트 장학생들의 모임에서도 한국 장학생들끼리 모일 기회도 있었습니다. 이 모임은 이후에도 이어져 고민이 많을 유학 시기에 정보 교환과 동기부여의 장이 되었습니다. 대학원생에게는 정서적 지원 모임이 필요하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과 열렬한 응원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 친구들 덕에 더 많이 웃고 덜 고독했던 유학 생활이 될 수 있었고 우리 모두 풀브라이터로 만날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했습니다.

다른 예로는, 풀브라이트 동문의 밤에서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된 교수님과 전공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출국 전 짧은 기간이었지만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되었는데 대학원 과정 시작 전에 연구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제게는 매우 뜻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풀브라이트를 통해 맺었던 소중한 인연들이 많았습니다.

 

4) 예비 지원자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

미국 유학을 마음 먹으시기까지 오랜 고민이 있으셨을 거라 예상합니다. 가족과 친구, 현재의 일과 직장, 미래에 대한 고민, 그 어떤 것 하나 쉬운 문제가 아닐 리 없었을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결심을 내리신 데 격려와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지난한 지원 과정과 이후 이어질 유학 과정에서 꼭 승리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그 쉽지 않을 여정에 풀브라이트가 여러분들께 힘을 더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