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Yunsu Kim)
2023 Visiting Scholar Program
University of Hawai’i, Electrical Engineering
풀브라이트를 지원한 동기는 재정적인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저는 하와이에서 연구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아마 금전적인 걱정을 하며, 재단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제 경험의 행복함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학생활을 해보고 나니, 금전적인 면 외에도, 지원할 때는 알 수 없었던 풀브라이트 장학생활에서만 겪을 수 있던 값진 경험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저는 University of Hawaii(UH)에 초청을 받아 연구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UH를 선택한 이유는, 풀브라이트 연구 수행(2023-2024년) 이전에도, 2018년부터 UH와 긴밀히 수행하던 연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는 하와이 현지에서 마이크로그리드라는 소규모 독립형 전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는데, 코로나 시기에 연구가 원활히 이어지지 못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연구과제는 끝나버렸는데, 코로나가 종료되고 난 후, 연구과제는 종료되었지만 풀브라이트를 통해 재정지원을 받아 새로운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연구시작 초기에는 주로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UH 외에도 제가 연구하려는 분야와 연관이 있는 기관 혹은 전문가라면 메일로 직접 연락을 하거나 Host 교수님께 소개를 부탁드리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드렸고, 많은 분들이 조언을 주셨습니다. 혹시 직접적인 조언을 주시지 못하더라도, 제가 하는 연구와 연관된 또 다른 분들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 기간 중 느낀 것은, 어느 나라 사람들이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만나 본 분들 중에는, 본인들의 일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텐 데도, 저에게 도움을 주시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처음 제 소개를 할 때, Host 교수님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지만,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제 연구와 전혀 관련 없이 알게 된 이웃들도 풀브라이트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았고, 어떤 분들은 제가 교수라는 사실보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는 사실에 저를 더 smart하다고 생각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다는 것만으로도 연구 네트워크를 확장하거나 일상 생활에서 친구를 사귀는 데도 정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금전적인 이유는 물론이고, 사회 활동을 하는 이유에서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하시는 것을 많은 연구자분들께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생활 중 갖게 되었던 풀브라이트 장학생 행사는, 제가 세상을 더 넓게 보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제가 풀브라이트 활동을 하던 6개월의 기간 중 2번의 풀브라이트 장학생 행사에 참여를 하게 되었고, 그 때 참여한 모든 분들과 최소한 통성명과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는 주고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저의 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찾아다녔었는데, 워낙 분야가 다양하다 보니 꼭 맞는 분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하는 연구(전기공학+에너지정책)는 차치하고, 마치 교양수업을 듣는 느낌으로 다른 분들의 연구를 더 관심있게 들어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이 깊어진 분들도 있었고, 게 중에는 한국계 UH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UH 교수님은 본인이 속한 학부의 다른 교수님들도 소개해주셨는데, 게 중에는 사회과학에 공학을 접목하여 연구를 하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이분들과는 향후, 학교 대 학교 간의 교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을 논의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은 분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확장되는 경험이 풀브라이트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 중 하나로 생각됩니다.
비단 풀브라이트 지원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로 진출하시는 많은 연구자분들이 다양한 사람들(연구 외적으로도)과 사교활동을 많이 하시기를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저는 연구 외적으로도, 특히 아이의 학교 생활에서 만난 아이 친구의 부모들과 정말 많이 사귀게 되었는데, 사회 생활을 한 이후로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이정도로 깊은 정을 나눈 친구가 된 경험이 없던 것 같습니다. 하와이라는 지역적 특성이 더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정말 다양한 인종들과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보낸 6개월은, 저와 제 가족들에게 인생 최고의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이후에도, 하와이에 주기적으로 돌아와 친구들을 만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가족에게 정말 큰 행복을 선물해준 풀브라이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