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정 (Kye Joung Lee)
2024 Visiting Scholar Program
Harvard Law School, Law
미국에서 연구에 집중하면서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하버드 로스쿨에서 11개월간 연구를 할 수 있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가지는 장점은 매우 많지만 그중 하나는 비자 인터뷰를 원하는 때에 진행할 수 있고 비자 발급이 보장된다는 점에 있다. 저도 큰 문제 없이 하버드로 출국을 할 수 있었고 하버드에 도착하자마자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관리하는 미국 공무원으로부터 안내메일을 받으며 미국생활이 미국 공무원에 의해 지원받고 있다는 존재론적 안정감을 느꼈다.
저는 하버드 로스쿨의 EALS(East Asian Legal Studies)에 소속되어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그곳에는 일본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교수(Yuichiro 교수, Akimoto 교수)가 있었다. 두 교수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되었다는 점에 엄청난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에 걸맞는 출중한 학문적 능력을 갖추고 있었으며, 저도 마찬가지로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친밀감을 보이며 교류를 하였는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하버드 로스쿨의 EALS는 매주 Roundtable Talk를 진행하여 각자 연구하고 있는 주제를 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하였는데, 저는 이 기회를 이용하여 필자의 연구 주제를 두 차례 발표하고 참가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으며, EALS 소속 다른 학자도 자신의 연구내용을 발표하였는데 이러한 기회를 통해 학자들 사이에 친밀감이 조성될 수 있었다. 그 결과 제가 떠날 때는 저를 위해 EALS 소속 학자들 전부가 모여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끈끈함까지 보였다(사진 참조).
하버드 로스쿨에 있는 동안 신인의무, 신탁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는데, 신탁법의 대가인 Sitkoff 교수와의 학문적 교류는 잊을 수 없는 추억 중의 하나이다(사진 참조). Sitkoff 교수는 미국에서 가장 저명한 신탁법 교과서의 저자인데, 수업에 초대를 하여 청강을 하였는데 수업에 대한 열정, 신인의무에 대한 탁견에 여러 번 감동을 받았다. 출국 전에 유명 로스쿨 교수를 만날 때에는 미리 해당 교수의 논문을 읽고, 해당 교수와 논의할 수 있는 학문적 주제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 위 조언에 따라 Sitkoff 교수의 논문을 읽고 논문에서 궁금한 점, 같이 논의하면 좋을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낸 결과 활발한 학문적 교류의 장이 되었고, Sitkoff 교수는 저와의 대화가 insightful한 대화여서 매우 유익하였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하였다.
하버드 로스쿨의 EALS는 장애인법 연구센터인 HPOD(Harvard Law School Project on Disability)와 매우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었는바, HPOD에 속해 있는 학자들과 학문적 교류를 한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유익한 시간이었다. 장애인법에 대하여 평소에 관심이 많았지만 깊이 있는 연구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HPOD 소속 학자들이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신인의무의 법리가 장애인 권리 보호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필자에게 장애인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조언하였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학문적 관심을 장애인법까지 확장할 수 없었을 것인바, 이러한 기회를 준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에 깊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버드가 위치한 보스턴은 미국이 태동한 곳으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관광지, 미국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데, 특히 미국독립전쟁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쉬는 Minute Man National Historic Park의 방문을 통해 미국독립전쟁의 구체적인 모습을 알게 되었다. 보스턴 근교에는 유명한 문인들과 관련된 장소가 있는데 특히 Walden의 저자인 Henry D. Thoreau가 즐겨 걸었던 월든 호수 산책,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의 저자인 Louisa May Alcott의 생가 방문은 미국 문화와 역사를 깨달을 수 있는 유용한 기회였다. 보스턴은 여러 모로 교육과 연구에 적합한 곳으로 자녀가 있는 학자이면 정말로 추천하고 싶다. 여름과 가을의 보스턴은 미국 여타 지역의 아름다움과 견줄 수 있으며, 특히 여름의 보스턴(정확히는 근교의 Tanglewood)은 유명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자연을 만끽하며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잊지 못할 선물을 선사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