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ong Se YOO

유형세 (Hyongse, Yoo)
2018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Brandeis University, International Economics and Finance (PhD)

 

  1. 풀브라이트 지원 동기,

저는 학부 시절에 공무원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후에도, 마음 한 구석에 계속 학계에 남아 공부를 이어나가는 또 다른 진로에 대한 목마름과 궁금증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1, 2학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학문의 즐거움을 뒤늦게 알아버린 덕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진로를 정한 후였고, 이미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아까웠기에, 마음 한 구석에 ‘가지 않은 길’로 남겨둔 채 내심 더 경제학을 공부하는 것은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학부를 졸업하게 되었고, 정부 부처에서 정신없이 일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옆 과에서 일하던 선배가 Fulbright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을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 때부터 제 마음에는 Fulbright 장학생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Fulbright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찾아보면 볼수록 ‘명예’로운 장학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알면 알수록 더 Fulbright 장학생에 선발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1. 장학생 선발 과정부터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의 유학 생활 전반에 대한 경험과 느낌

마치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생 시절처럼, 타오르는 갈망으로 GRE, TOEFL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갔고, 운 좋게도 2018년 Fulbright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습니다. 면접을 보던 날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어떻게 면접을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면접을 잘 보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라, Fulbright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 날의 그 희열과 감동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비록 Fulbright 장학생으로는 선발이 되었지만, 아직 학교에 지원하는 절차가 남아있었습니다. 미국 학교에 처음 지원하는 입장에서, 모든 것이 낯설고, 또 어려웠는데, Fulbright에서 대신 지원해주는 지원 제도를 운영해주어서 참 고마웠던 기억이 납니다. 돌아보면 제가 진학한 Brandeis University도 Fulbright에서 지원을 추천한 학교였고, 만약 Fulbright가 아니었다면 지원해보지도 않은 채, 다른 학교에 진학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또한 즐거운 경험이었겠지만, Brandeis University에서의 학창시절이 무척 만족스러웠던 지금의 저로서는, Fulbright가 학교 추천 및 지원을 대행해주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유학생활 전반에 걸쳐 열심히 노력하였고, 그러한 태도가 유학 생활동안 좋은 동료들과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고 믿습니다. 저의 유학생활은 뒤돌아보면 꿈결같은 순간이었고, 앞으로 다시 없을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의 모음집입니다. 유학 중간에 Covid-19이 발병하여 다른 활동이나 여행을 계획처럼 많이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한 날들이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의 국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모든 경험들이 정말 즐거웠고, 다시 또 돌아가고 싶은 순간입니다.

 

  1.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이유

제가 진학한 Brandeis University에서는 제가 받는 Fulbright 장학금만큼 재정 지원을 줄였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는 Fulbright 장학금을 선택하든 선택하지 않든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Fulbright 장학금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Fulbright 장학금을 받게 되면, 졸업 후 2년간 한국에서 거주해야만 합니다. (이 때문에 Fulbright 장학금을 포기하는 분들도 종종 보았습니다.) 저 또한 졸업 시점이 다가올 수록 미국에 남는 생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Fulbright 장학금을 포기하지 않고, Fulbrighter로서 유학생활을 마무리한 것을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다른 Fulbrighters를 만났을 때의 즐거움입니다. 학교 안에서도, 또 학교 밖에서도, 종종 Fulbrighters를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서로 초면이기에 무척 경계하는 듯한 느낌이다가도, 서로 Fulbrighter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딱딱했던 분위기가 풀어지고, 서로 훨씬 더 친근하게 다가서곤 했습니다. 또, 제가 만난 Fulbrighters는 모두 친절하고 영리하며 유머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하나의 그룹에 포함되었다는 소속감이 저를 자랑스럽게 하곤 했습니다. Gateway 프로그램이나 Fulbright chapter 등 다른 Fulbrighters를 만날 기회들은 항상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1. 예비 지원자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

Fulbright 장학금에 지원하기 전에는 정보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지원 과정에서는 준비해야 하는 수많은 서류들에 좌절을 겪었고, 선발된 이후에는 또 학교지원 때문에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Fulbright 장학금 지원 과정에서 작성하는 모든 서류들은 추후 대학교 지원 시에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Fulbright가 요구한 것들과 대동소이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겪을 고생을 미리 한다 생각하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시다 보면 분명 나중에 웃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그랬기에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처럼 한국에서 나고 자란 분들은 미국 유학 생활에 대해 기대와 걱정이 병존하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대가 좀 더 큰 분도 계시고, 걱정이 좀 더 큰 분도 계시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제게 5년간의 박사 유학 생활은 정말 그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소중한 경험이자 추억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것을 공부하고, 또 서로에게 피드백을 주며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그 모든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비단 공부와 연구 뿐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러 가고, 금요일 저녁에 맥주 한 잔을 함께 나누는 그 순간들은, 유학 생활 속에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미국 유학의 꿈을 갖고 계시고, 또 Fulbright 장학금에 지원할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시겠죠? 비록 유학 나가기까지 계속 어려운 순간들이 있겠지만, 미국에서의 유학 생활은 그 모든 것을 배 이상으로 갚아줄 것입니다. 특히 Fulbrighter로서 나가신다면 그 즐거움과 보람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힘든 순간에도 좌절하지 마시고, 계속 노력하셔서 원하시는 결과 얻으시길 기원합니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