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 Young Kang

강지영 (Ji Young Kang)
2014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Curriculum Studies (PhD)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저에게 유학은 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습니다. 교사 출신 미국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제 전공의 특성 상, 외국인 학생에게 학과 장학금이 주어지는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자비로 유학을 하는 형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유학은 제가 감히 꿈 꿀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알게 되었고, 한 가닥의 희망을 가지고 장학금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2014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유학을 가보니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자비로 유학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저의 경우는 아주 특별한 케이스였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 받는 혜택은 등록금과 생활비 지원뿐만 아니라, Enrichment Seminar, Tax Return, 의료 보험 등의 각종 행정적, 교육적 지원도 포함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혜택 중에서도, 특별히 풀브라이트 장학생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정부 보험은 학교 보험이 커버해주지 않는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해주었고, 이로 인해 저는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큰 부담 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미국에서 Tax Return은 절차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유학생들이 매년마다 고생할 때가 많은데, 풀브라이트 장학생에게는 세금 전문가가 대행으로 일을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주어 매년마다 Tax Return 시즌이 되어도 큰 걱정없이 일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 학교의 경우 Office of International Students 내에서도 외부 스폰서를 받은 학생들을 따로 관리해주는 Advisor가 배정되어서, 비자나 워크 퍼밋 등의 수많은 이슈들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담당 Advisor에게 따로 이야기하고 상담할 수 있는 제도가 있어서 다른 외국인 학생들에 비해서 일처리가 훨씬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모든 행정적, 재정적 지원들은 제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었습니다.

또한 비자 인터뷰를 볼 때에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 받는 혜택은 엄청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비자 인터뷰를 잡는 데에만 한달이 소요되기도 하고, 인터뷰 신청 비용도 상당한데, 정부 장학금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하게 되니, 비자 업무도 굉장히 신속하게 진행되었고, 비자 인터뷰 과정 역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인해 다른 인터뷰에 비해서 굉장히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풀브라이트 장학생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단순히 행정 및 경제적인 지원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유학생활을 시작하기 전, Gateway Orientation을 통해 저는 유학생으로서 갖추어야 하는 사회/문화적인 자질을 갖출 수 있었고, 세계 각지에서 모인 유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정서적인 지지와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미국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풀브라이터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만나게 된 풀브라이트 동기들 역시 힘들고 막막한 유학 생활에 있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유학 전에 미국 생활 경험이 전무했던 저에게는 낯선 환경에서 외국어로 공부하는 것이 너무나도 벅차고 외로운 일이었는데, 풀브라이트 동기 채팅방에서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고, 서로 유용한 정보들을 공유하면서, 막막했던 유학생활에서 조금씩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 상 장학생 모임에 활발하게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어렵고 새로운 1년 차 때 동기 카톡방에서의 대화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미국 학계에서 갖는 의미는 제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학회에서 지도교수님이 저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마다 제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는 사실이 자주 강조되었고,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 또한 제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교원을 임용할 때에도 외부 펀딩을 가져오는 능력이 강조되는 요즘 시대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사실은 제가 가진 학문적 가능성을 공인해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습니다.

이렇듯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통해 저는 꿈 꾸던 유학을 할 수 있었고, 유학생활을 통해 저는 학자로서 제가 갖추고 싶었던 다양한 역량들을 계발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뛰어난 학자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연구 경험을 쌓은 시간들은 평생 제가 학문을 하는 데 있어서 큰 자신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