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aebin Lee

이혜빈 (Hyaebin Lee)
2024 American Studies Program
North Chungcheong, Secondary

저는 현재 영어교사로 근무 중이며, 지난 1월 풀브라이트에서 운영하는 American Studies Program에 지원하였습니다. 교사가 되기 전부터 저에게 풀브라이트라는 기관은 익숙하였고, 영어 교사로서 언어 능력 함양, 미국 문화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 및 체험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교사로서 근무하며 ASP 자격 요건을 만족하게 되어, 많은 절차를 거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에서 요구하는 에세이를 작성하며 교사로서, 한 사람으로서 제가 가져왔던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직접 광화문 미국 대사관에 방문하여 인터뷰를 마치기까지의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교사들이 교육을 받은 기관은 University of Delaware로, 4주간 매주 평일마다 English Language Institute에서 언어와 교육학에 관련한 수업을 듣고, 추가로 세미나 및 워크숍에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College Textbook Discussion 수업을 선택했으며, 나머지 모든 선생님들과 필수로 EFL Pedagogy 수업을 수강하였습니다. 전자의 경우 저희 풀브라이트 교사들뿐 아니라 중국 및 아랍권 출신 학생들이 있었고, 저희도 교수님의 지도에 따라 직접 학생으로서 참여함과 동시에 ESL 수업이 진행되는 양상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후자의 수업의 경우 매우 다양하고 효과적인 수업 방법 및 학습자의 심리적, 사회적, 인지적 측면에 대해 배우고 나눌 수 있어 인상깊었습니다. 여전히 저희를 지도해 주셨던 Phil Rice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미나와 워크샵에서 ELI 소속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독해 교육, 작문, 학습자 동기 유발 등에 관한 강연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함께 수강하는 선생님들과 교육에 대한 담화를 나눌 수 있어 양질의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 선생님들 대부분 영어 교육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이 아닌 단체 생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 간의 협력과 배려도 중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수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동하며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던 선생님들께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선생님들과 한 달간 함께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추천할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또한, 연수 중 몸이 좋지 않아 곤경에 처한 교사를 위해 직접 병원까지 와준 선생님, 직접 병원에 예약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ELI 교수님의 모습은 참교사의 모습이었고, 저는 이들을 보며 교사가 아닌 사람으로서 감화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통한 단체 생활에서, 학생들에게 인성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또한 저희에게 Wilmington Christian School, UD Lab School, 그리고 Newark Senior Center에 방문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특히 저는 미국 현지 학교에 배정되어 수업을 직접 참관하고,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짧은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과 소통한 경험이 인상 깊었습니다. ASP 자체의 목적인 양국 문화 교류의 의미를 실현시키기 위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현지 기관을 방문하여 미국인들의 삶을 살펴보고 교육과정을 체험하며 한국에 돌아가 양질의 교수학습을 위해 제가 경험한 것들을 녹여내고 싶다는 생각이 줄곧 들었습니다.  

University of Delaware라는 학교는 델라웨어 주의 주립대로, 매우 많은 국제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특히 저희가 교육을 받았던 ELI(English Language Institute)는 실제 대학 수업을 수강하기 전 영어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며, 전 세계에서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곳으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ESL 수업 및 환경에 대한 여러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델라웨어 주 자체에는 외국인들의 수가 많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 음식점을 포함하여 전 세계 주요 음식점들이 있었고, 얼마든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대학교 주변의 여러 상점에 방문하여 영어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환불하는 일 또한 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던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외에 ELI에서 제공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 (농구 경기 관람, 요리 과정 관람, 언어 tutoring 등)에 참여해보는 것도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와 참 다른 구석이 많다고 느껴졌습니다. 낮과 밤이 바뀌는 14시간의 시차부터, 도시가 가진 인프라가 주변에 없는 한적한 집에서 지내는 일상 및 한국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어색한 팁 문화 등, 직접 미국에 와서 경험하지 않으면 그 느낌을 오감으로 체험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관공서 등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행정 방식도, 심지어 가게를 열고 닫는 평균 시간도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가 존재하는 미국에서 서로가 공존하며 지내는 방식과 모습도 한국에서는 쉽게 추측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많은 종류의 종교가 존중되지만, 특히 기독교 문화가 미국인들의 사회적, 문화적 기반이 된다는 것도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차이점이 많아도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다른 인종, 다른 가치관, 다른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도 결국 서로 존중하고 소통하며 진심을 나누고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기에, 앞으로도 많은 선생님들이 이 기회를 누리고 공유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