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섭 (Byeon, Jiseop)
2024 Graduate Student Program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Civil Engineering (MS)
건축·토목은 제 적성에 잘 맞는 분야였습니다. 다만 공부를 이어갈수록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습니다. 이 분야의 그 다음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이었습니다. 통계 분석을 넘어 언어 모델과 로봇 기술로 빠르게 나아가는 흐름 속에서, 건설이라는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갈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그 가능성을 좀 더 넓은 환경에서 탐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석사 유학으로 이어졌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학교 선후배들을 통해 알게 되었고, 명망 있는 유학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UT Austin에서의 대학원 생활은 치열했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난이도 높은 과제와 잦은 팀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도시 인프라의 효율을 높이고 교통 환경의 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되는 센서와 최적화 방법론을 접하고 직접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토목 분야의 산업 흐름을 몸소 체감할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지난 2년간 박사 입시와 논문 작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러는 중에서 여러 미국인과 유학생 대학원생들의 삶의 방식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사무실에 오래 머물며 많은 분량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하나의 소명으로 여기며 그 자체를 즐기고, 일상 곳곳에 여가를 배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가가 일을 돕고 일을 충실히 한 덕분에 여가를 마음껏 누리는, 그런 선순환의 삶을 직접적으로 관찰하였고, 이는 앞으로 박사 과정에서 저만의 리듬을 어떻게 설계할 지 생각하는 데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 뒤 받은 행정적 지원과 경비 면에서의 도움은 유학 생활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다만 돌아보면 가장 의미 있었던 것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풀브라이트 모임은 물론 학교에서 주최하는 다른 후원 프로그램의 자리에도 비교적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다양한 국적과 전공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멕시코, 필리핀,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서로 다른 문화와 경제, 사회 구조, 그리고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 꾸준히 대화하면서,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동력 삼아 살아가는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제 시야가 한층 넓어졌고, 동시에 저 자신과 우리나라를 한 발 떨어져 더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제가 하고 싶은 공부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도록 도왔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세상과 저 자신을 바라보는 해상도를 높여 주었고, 한층 성숙한 개인으로 성장하게 해 주었습니다. 예비 지원자 여러분들께서도 이와 같은 경험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