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Minjoo  Kim)
2025 Fulbright American Studies Program
Seoul, Secondary

1. 풀브라이트 지원 동기

영어교사로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영어권 국가의 문화를 경험하고 실제적인 언어를 습득하고 싶었습니다. 언어와 문화는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영어 수업 중 풋볼, 미국 학교의 징계 시스템 등 영미권 문화가 등장할 때 제가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영어교사이자 동시에 한국에서 나고 자라 영어를 배워온 EFL학습자로서 저는 제 스스로 실제적인 영어 표현을 알고 사용하고 있는지에 항상 의문이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델러웨어에서 공부, 생활하는 이 연수 프로그램은 저의 답답함을 해소해주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2년 이상 국제공동수업을 운영하고 있고, 개별화 교육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국제공동수업 중 문화 교류의 즐거움과 중요성을 느꼈는데, 홈스테이나 미국 생활 자체를 통해 제가 미국 문화를 배울 뿐만 아니라 현지 학교나 커뮤니티에 방문하여 한국 문화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개별화 교육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실제 학교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 현지 학교에 방문해서 개별화 교육 적용 방법도 알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여러 고민과 기대를 담아 풀브라이트의 영어교사 미국학 프로그램에 지원하였습니다.  

 

2.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부터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의 유학 생활 전반에 대한 경험과 느낌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된 후 체계적인 안내와 오리엔테이션에 따라 ASP 참여 준비를 했습니다. 대면 오리엔테이션에 델러웨어 대학교의 프로그램 담당자분과 지난 기수 참가 선생님께서 오셔서 말씀해주신 것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면으로 진행되니 앞으로 함께 참가할 선생님을 미리 뵙고 얘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 즈음에 델러웨어 대학교에서 줌으로 레벨 테스트를 받고 Listening/Speaking 수업을 선택했고요, 비자 신청과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선발 후 할 일이 많아 보이지만, 메일을 받는 대로 따라만 하면 되어서 학기 말임에도 버겁지는 않았습니다.  

연수는 모집 안내 페이지에 나와 있던 “Daily Schedule”과 동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주중 오전 8시 15분부터 오후 4시까지 델러웨어 대학교 어학원(University of Delaware English Language Institute(ELI))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오전 첫 수업인 ESL 수업은 앞서 말한 Listening/Speaking 수업으로 저는 1월에 개설되는 영화와 극 수업 중 극 수업(English Through Drama)을 택했습니다. 가장 재미있고 기억에도 남는 수업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연기와 거리가 먼 사람이어서 상황극이나 독자극장, 낭독극 등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시키기만 했던 독자극장을 이번엔 제가 학생 입장에서 직접 해보고, 그 과정에서 ELI 선생님의 커리큘럼과 활동을 교사로서 관찰,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어학원 내에 여러 나라에서 온 교육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서 자연스럽게 문화 교류도 하고 진정한 “World Englishes” 경험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전 두번째 수업은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Methods로 오직 풀브라이트 연수생을 위한 거라 저희끼리만 수강했습니다. 이 수업은 선생님께서 프로그램 시작 전 미리 설문조사를 받으셨어요. 그래서 저희의 어려움이나 궁금증을 최대한 해소해주시려고 했던 것이 느껴졌습니다.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수업은 어떤 수업인지, 왜 필요한지,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방법론 수업이긴 했지만, 참여형 연수처럼 저희가 직접 학생 입장에서 활동에 참여했거든요. 드라마 수업이나 이 수업이나 저희가 계속 뭔가를 해야 하기에 빡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강의식보다 훨씬 집중 잘 되고 지나고 보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오후엔 일정에 따라 세미나, 워크숍 등 매번 달랐습니다. 하루에 모든 수업이 끝나면 홈스테이 가족이 픽업 오기 전까지 1~2시간 남은 시간 동안 캠퍼스 내 체육관, 도서관에 가거나, 캠퍼스 근처 상점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학원에서 주관하는 행사나 튜터링에 참여하기도 하고요. 평일은 이런 일과가 반복되었는데, 예상했던 대로이긴 해서 오히려 이런 게 평범한 유학생의 하루일까하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대신 주말에는 근교 도시를 가거나 홈스테이 가족과 나들이를 가는 등 자유롭게 보냈습니다. 

 

3.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이유 

풀브라이트의 영어교사 미국학 장학 프로그램은 교사로서도 제 개인적으로도 너무나도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교사로서 한 달 동안 공부하고 탐구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습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극 수업과 영어 교수 방법론 수업을 통해 말하기와 학생 참여형 교수 방식에 관해 지식을 쌓을 수 있었어요. 지역 내 학교 세 곳을 방문하여 수업이나 참관을 하며 한국에서의 제 수업을 돌아보고 학교 환경 자체에서도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각기 다른 학교급과 배경을 가진 학교를 둘러보고 그곳의 학생, 교사와 얘기 나눌 기회를 가졌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고, 연수 프로그램의 가장 특별한 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홈스테이 가족과도 소통하며 가족 문화나 일상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요. 단지 구글링 해서 나오는 정보를 읽는 것과 달리, 역시 제가 직접 경험을 하니 미국 학교의 시스템이나 문화가 더 잘 이해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성장한 느낌입니다. 성인이 된 후로 스스로의 취향이나 능력 수준을 알게 되면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부딪혀 보는 경험을 더 이상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수 프로그램 덕분에 수업 활동에서 평소라면 하지 않을 것들도 도전해보고, 한 달 간의 생활 전반 속에서 제 자신을 더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일상과는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만나면서, (심각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난감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생각해보면서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것을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국에 계신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ASP 덕분에 배울 점 많은 동료를 만나고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4. 예비 지원자에게 줄 수 있는 메시지 

  짧은 한 달이 꿈처럼 지나가더라고요. 학년말에 학생부 마감하다가 델러웨어로 갔는데, 돌아오니 신학년을 준비하네요. 제가 이전에 그랬듯,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서 포기하거나 미루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격년으로 운영된다고 하니 여유 있게 어학 성적부터 준비하셔서 꼭 지원하시기를 추천합니다.방학 중에 미국으로 여행 가면 되지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여행으로는 채울 수 없는 지식과 경험, 그리고 사람을 풀브라이트 연수를 통해 얻어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