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gjin Choi

최용진 (Yongjin Choi)
2017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at Alba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ublic Policy (PhD)

20대부터 미국 박사과정 유학과 연구자가 되는 것을 꿈꾸면서 살아왔지만, 항상 학비조달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었고, 박사과정 펀딩과정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석사과정에 재학하는 동안 은사님께서 본인의 풀브라이트 경험을 공유해주시면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지원해볼 것을 권유해주셔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지난 5년의 시간은 제게 학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큰 기회였습니다.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다양한 학회에 참가하면서 여러 훌륭한 학자들과 교류하고 최신 연구 경향들을 빠르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University at Albany에서 제공하는 행정학 박사과정 프로그램은 수준 높은 수업을 제공해주었고, 박사과정 동안 제공되었던 많은 정보와 조언들은 연구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학교에서 아낌없는 가르침과 지원을 해주셨던 Ashley Fox 교수님을 비롯해 훌륭한 멘토들과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졸업을 하고난 지금도 함께 이들과 함께 연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선발시기가 박사과정 지원시기보다 이르기 때문에 SOP, GRE와 토플점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자 선발과정을 경험하면서 준비해두었던 것들은 그 이후의 지원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쓰이기도 했습니다. 박사과정 지원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건들이 풀브라이트 장학금 선발과정을 겪으면서 대체로 준비가 되기 때문에 박사과정 지원과정은 비교적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박사과정 기간 동안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박사과정 초기 학비를 지원해줌으로써 학과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부한 박사과정 프로그램에서는 특히 박사과정 첫 두 학기 동안 많은 양의 리딩과 과제들이 주어지는 core course들을 소화합니다. 일주일 거의 모든 시간을 쏟아부어도 다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수 많은 과제들과 페이퍼들이 이 수업들에서 요구되었는데요. 학과에서 제공하는 장학금만 받고 진학하는 경우에는 보통 1년차부터 주당 20시간의 RA 또는 TA를 함께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업진도를 따라가기 매우 힘들어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렇지만 첫 해에 저는 풀브라이트 장학금 덕분에 RA나 TA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과 수업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박사과정 지원과정에서 일종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제 경우에는 제 SOP와 관심분야를 기반으로 다섯 학교까지 지원 프로세스를 대행해주었습니다. 미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저에게는 이 서비스가 정말로 큰 도움이었습니다. 풀브라이트를 통해서 지원한 학교들에 대해서는 풀브라이트에서 지원수수료를 대신 납부해주었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이외에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출국 및 귀국 비행기 티켓, 귀국 이사비, 영어연수 프로그램 등 학비나 stipend 이외에도 다양한 혜택을 제공합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또 한 가지 좋았던 점은 프로그램 시작 전에 참여하는 영어연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Arkansas에서 약 3주 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요. 이 기간동안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학생들을 만나 교류할 수 있었고, 이 친구들과는 지금도 종종 연락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는 합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미국 유학을 시작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제게 큰 기회였습니다. 풀브라이트의 도움으로 저는 이제 박사과정을 마치고 연구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예비 지원자 분들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조언은 지원과정에서 박사과정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고려하시는 분들 중에는 아마 미국 J 비자에 따른 2년 본국 거주 조항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듯 합니다. 학위 취득 후 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길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풀브라이트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박사학위를 시작할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취업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종래에는 한국으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커리어 초기에 미국의 취업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전체 커리어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적어도 행정학 분야에서는) 졸업 직후 한국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저는 박사과정이 마무리하는 시점에서야 깨닫고는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박사과정의 마지막 해를 보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제약과 함께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위 취득 후 한국에서 근무하길 원하시는 지원자분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일거라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경험을 쌓고 귀국하길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비록 미국에서 Tenured track 포지션을 지원할 수는 없겠지만, 18개월까지 가능한 Post-Academic Training 프로그램이나 박사후 연구원, 또는 유럽과 같이 다른 국가들에서 경력을 쌓으실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열려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제게 이렇게 값진 기회를 주신 한국 교육부, 미국 국무부, 그리고 한미교육위원단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지원하실 예비 지원자분들의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