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기 (Sang Ki Nam)
2023 Graduate Student Program
Harvard University, Architecture (MA)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  

 잘하기 위해 연구를 한다는  

타지에 가서  분야의 전문가들과  문화권 안에서 교류한다는  

우리 사회에서 유학이라는 과정은  개인이 전문성을 심화시키기 위해 거치는 숭고한 교육의 수련 과정으로 인식되지만 현실 속의 유학은 때때로 연구의 본질에 대한 이해보다는연구자인 것처럼 보이기 위한 일련의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으로 기능하기도 합니다하나의 방법론을 매뉴얼처럼 익히고이를 나만의 방식인 것처럼 반복 재생산하며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연 그것이 학문과 연구가 지향해야  태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만약 제가 조금  어린 나이에 유학을 선택했다면 역시도 건축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유학을 다녀와야 활동할  있으니까’, ‘미국 석사 정도는 있어야 강의를 나갈  있으니까’, 혹은 ‘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같은 이유에 가까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한 이유들은 우리 사회와 역사가만들어낸 하나의 관성처럼불안과 욕심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수단이 되어 정작 본질을 흐리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10 저는 학부생으로서 1년간의 미국 인턴십을 마친  한때 간절히 바라던 건축가의 길을 포기하기로 결심한 적이 있습니다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당시에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  20 중반의 선택이었다고 스스로를 변명해 왔지만돌이켜보면 그만큼 건축에 대한  믿음이 단단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이후  3년간 건축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있었지만 시간을 거쳐 오히려 건축에 대한 확신을 다시 얻었고실무 경험을 쌓은  다소 늦은 나이에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돌아서  만큼유학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은 분명했습니다완전히 새로운 것을 배워야겠다는 기대보다는다른 문화권에서는 건축을 어떤 질문에서 출발하고 어떤 방식으로 고민하는지그리고 제가 그동안 쌓아온 생각과 시선은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했습니다유학은 저에게 배움의 공간이자스스로를 점검하는 장치였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유학을 준비하던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의 모집 공고를 접하게 되었고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선발 인원이 적고 절차가 엄격하다는 에서 쉽지 않으리라 예상했지만실제 지원 과정은 제가   길을 선택했는지를 다시   진지하게 정리하도록 만드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개인의 학문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서로 다른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경험이 다시 사회 속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풀브라이트의 취지는유학을 하나의 경력 단계가 아닌 책임 있는 배움의 과정으로 바라보고자 했던 저의 문제의식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습니다. 

유학생활을 통해 저는 건축이란 결국  땅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식물과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건축은 특정한 기술이나 형식 이전에 땅의 문화와 사람기후와 환경그리고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특히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대에건축이 유의미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시선과 태도를 더욱 순수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타지에서 잠시 3자의 위치에 서서 한국 사회와 건축 환경을 바라볼  있었던 경험은그동안 무의식적으로 익숙해져 있던 관성과 습관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이러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의 지원 덕분이었으며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원 과정이 까다롭고 기준이 엄격한 만큼 쉽지 않은 장학금임을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그만큼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이며충분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누구에게나 도전할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믿습니다앞으로 저는 연구와 실무가 분리되지 않고 서로를 자극하며 이어지는 건축가의  위에서이번 유학생활을 통해 축적한 시선과 경험을 실무와 연구그리고 교육의 장에서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사회와 다음 세대가 건축을 바라보는 방식에 작지만 분명한 질문을 던질  있는 건축가로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