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레나 (Rena Kim)
2025 Fulbright American Studies Program
Seoul, Secondary

  1. 풀브라이트 지원 동기

풀브라이트 영어학 교사 프로그램에 지원한 건 동료 영어 선생님의 추천 떄문이었습니다. 코로나 전, 풀브라이트 ASP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선생님께서 영어교사로서 몰입된 영어 환경에서의 공부가 교육적, 언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를 이야기 해주시며 꼭 지원하라고 몇 년이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교육 경력이 낮아서, 그 이후에는 코로나로 프로그램이 중단되며 잊고 지내다가 작년에 다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음을 알고 연초부터 준비를 해서 프로그램에 지원했습니다.  

교직 초의 열정과는 또 다른 새로운 시각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중학교 1학년을 오래 가르치다보니 사용하는 영어가 다소 단순해지고 있다는 위기감도 있었습니다. 풀브라이트 ASP 프로그램은 단순히 해외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 외에도 홈스테이, 문화 교류 등의 기회가 있음을 알고 있어서 영어 교사로서, 그리고 영어 학습자로서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1. 풀브라이트 지원부터 한 달의 생활까지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은 꽤나 긴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절차가 있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 것만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여러 서류 전반을 준비하는데 꽤 품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류 합격자 발표 후에도 인터뷰를 준비해야 했고, 최종 선발이 된 후에도 비자 발급 및 준비를 위한 여러 과정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연말 학교 일정이 가장 바쁠 때 여러 출국 서류를 준비하고 미국에서의 수업 자료 준비 등을 하는 것은 꽤나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도전적이고 따뜻한 13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미국에서의 한 달의 경험이 너무 소중해서 그 과정은 필요했던 조건 같이 느껴졌습니다.  

UD(University of Delaware)는 도착했을 때부터, 진심 어림 환영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줬습니다. 모든 교수님들과 직원들이 진심 어린 환영을 해 주셨고, 캠퍼스 곳곳에서 “kindness”라는 깃발이 달려있을 정도로 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한달을 지내며 이를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 외국에서 머무를 때 긴장하고 낯설어 힘든 경우도 많았는데 델라웨어의 따뜻한 분위기 덕분에 이것 저것 도전하고 경험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교수법 수업과 드라마 기반 듣기·말하기 수업은 저에게 큰 도전이자 성장이었습니다. 평소 교실에서 협력 학습을 시도해보고 싶지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망설였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 학습을 위한 환경을 세우고 다양한 방법을 수업으로, 그리고 선생님들의 미니 컨퍼런스 발표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수업에서는 연기라는 과제를 매개로 학생들이 발표를 위해 계속해서 발표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말하기를 어떻게 체득하고, 다른 학생들의 발표에 귀 기울이며 자연스러운 듣기 활동을 할 수 있는지를 학생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세 곳의 학교 방문 활동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공립학교부터 가톨릭 사립학교, 대학교 부설 학교 3곳의 다른 느낌의 학교를 관찰해볼 수 있었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학교를 방문하고 수업을 하면서, 각 학교의 교육 철학이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K-Pop과 한국 음식이 얼마나 학생들의 삶에 가까이 있는지를 보면서 우리나라 문화의 힘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홈스테이와 뉴욕, 워싱턴 D.C., 필라델피아로의 여행은 언어가 얼마나 개인의 삶을 넓혀주는지를 새삼 다시 느끼게 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스스로 왜 영어교사가 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소중한 경험들이었습니다. 

  1.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이유

4주 간의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나눔과 성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전국에서 오신 선생님들의 다양한 경험과 수업 노하우, 수업 철학과 고민을 살펴볼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 어학 연수를 온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학생의 입장에서의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당연했던 교육 시스템이나 학교 생활의 이야기가 미국에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가 되었고 미국의 다양한 교육 시스템과 학교 문화는 저의 여러 고민에 대한 해결책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수님들과 프로그램 운영하시는 모든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 단순히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수업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어는 언어이고, 언어를 왜 배우는가 하는 고민을 다시 한번 해보고 영어교사로의 수업 철학을 다시 세우는 계기였습니다. 

매 학기 시작에 모두가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교실이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왔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제가 그런 환경 속에서 학습하는 경험을 직접 할 수 있었습니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외 연수가 아닌,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영어 학습자로서 새로운 도전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저의 동료 선생님이 저에게 추천을 했던 것처럼 미래의 풀브라이트 선생님들께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프로그램이 굉장히 타이트하게 짜여져 있어서 가끔은 어렵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꽉 채워서 스스로를, 그리고 주변을 성장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