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bong Park

박기봉 (Keebong Park)
2020 Fulbright Visiting Scholar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시작하면서

저는 미국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Chapel Hill에서 2021년 2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Fulbright mid-career researchers로써 연구년 생활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이 경험을 간단히 공유하고자 합니다. 먼저 연구와 관련해서, 저를 호스트 해준 기관은 Carolina Asia center로써 미국 내에서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하여 지역학 연구를 하는 곳입니다. 저는 한국의 재무금융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재무금융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센터의 초빙을 받아서 센터에 있는 동안 센터의 연구 방향과 반대로 미국의 재무금융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미국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습니다. 제가 미국에 입국한 21년 2월 1일 경에는 미국은 코로나 19로 인하여 여기 저기 lock-down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UNC-chapel hill 역시 lock-down이 된 상태여서 수업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진행 중이었고, 학교 내 도서관도 폐쇄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를 호스트 해준 교수와 대면 면담을 2월 말경에 겨우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로써 도서관의 아이디를 얻은 후에는 도서관의 전자 자료를 중심으로 문헌 연구를 먼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구년 생활 중에 가장 크게 도움을 받았던 부분이 도서관의 문헌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의 대학에서는 구하기 어려웠던 논문 자료와 각종 관련 서적 등을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원래 제가 연구년을 오면서 계획했던 연구 방향과도 약간 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기존에 알지 못한 연구 문헌 등을 접하게 되면서 관심이 있던 연구 주제는 이미 충분히 연구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다시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연구년을 지내면서 제가 한 부분은 재무금융과 관련된 연구자료를 구하는데 있어서 Web-scraping이라는 기법을 이용하여 연구자료를 구축하는 방법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Web-scraping 또는 Web-scrawler 라는 기법은 python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자동적으로 특정 웹페이지에 있는 자료를 다운로드해서 분석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게 되면 재무금융 관련 연구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좀더 공개된 정보를 이용하게 됩니다. 이 방법이 가지는 의미는 재무 금융 분야에서 중요한 이론 중 하나인 효율적 시장 가설을 더 현실에 맞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의 연구는 이렇게 확보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의 시기별 미국 연구년 생활

처음에 언급하다시피, 제가 입국하였던 2021년 2월에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많이 심각한 상태이어서 많은 곳이 lock-down된 상황이었습니다. 제 자녀들도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렌트한 집에서 가족끼리 지내는 생활을 3월말까지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음식료품을 사기 위해 마트를 가고, 집 근처의 공원을 다니는 정도의 활동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4월부터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반인에게도 시작되면서 많은 곳의 lockdown이 조금씩 풀려 가기 시작했고, 제 자녀들도 학교에 등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족 여행도 조금씩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족 여행을 가는 곳은 사람들이 최대한 적게 모이는 곳을 찾아서 가는 여행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채플힐에서 여행갔던 NC의 Atlantic beach 근처의 모습입니다. 코로나 19의 심각한 상황이 겨우 완화되기 시작한 상황과 봄철이라는 점으로 인해 해변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6월부터는 미국의 코로나 19 상황이 더 안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UNC-chapel hill의 도서관이 열람실을 개방하기 시작했고, 저도 도서관에 나가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은 방학을 시작하였고 좀 더 많은 곳에 가족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들은 여행간 곳 중 플로리다 올랜도의 디즈니 월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 여행을 가장 인상적으로 여겼고,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습니다. 9월에 자녀들의 학교가 다시 개교하면서부터 저는 12월 말 출국을 조금씩 준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마무리를 잘 하고 싶은 의미였습니다. 주말에 근교에 가족 여행도 다녀오고, chapel hill 지역을 좀더 잘 즐겨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12월에는 출국 준비로 많은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UNC-Chapel Hill 지역에 대하여

가족과 같이 미국에 입국하는 방문 연구원들은 거주할 곳 주변의 범죄 상황, 교육 여건, 마트와의 거리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거주 환경의 여러 측면에서 채플힐 지역은 방문 연구를 하기에 적합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플힐 지역의 기본적인 주변 여건을 말하자면 채플힐 지역은 전형적인 대학 타운의 모습이 남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UNC-chapel hill을 중심으로 하여 대학원과 학부 재학생들이 렌트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다수의 학교 교직원들이 근처 자가에서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버스의 요금은 무료이고 주차장에 주차가능한 파킹퍼밋의 비용은 비쌉니다. 다만, 학교에 가까워질수록 거주가능한 건물들(아파트, 단독주택, 콘도 등)의 건설 연도는 오래된다고 할 수 있고, 조금 멀어질수록 새로이 건설된 건물들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와 콘도일수록 렌트비용이 낮아지고, 새로운 아파트와 콘도일수록 렌트비용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채플힐 지역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Cary, Apex 와 Durham 지역이 있습니다. Durham에는 미국의 Ivy league 중 하나인 Duke University 가 있습니다.

범죄상황과 관련해서는 채플힐 지역은 아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학 타운의 모습 때문에 안전할 수도 있고, 약간 시골 지역과 같은 모습이기 때문에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주변의 더럼(Durham) 지역의 경우 채플힐보다 크다는 것이 한 이유이겠지만, 자주 총기와 관련된 사고 소식이 전해지곤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있는 동안에는 채플힐에서는 총기사고 또는 권총 강도 사건 같은 소식을 듣지 못하였으니,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문제 중 하나가 인종차별의 문제입니다. 저는 따로 인종차별적인 상황을 겪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인종차별적 상황이었지만 제가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제가 인종차별적 상황에 무신경하여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채플힐 또는 NC에서 인종차별이 없다고 얘기하기도 어렵습니다. 제가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NC가 미국의 남부 주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남부 주는 과거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유지에 찬성한 주들입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의 인식 속에 NC가 남부주로서 인종차별적인 관습이 남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제가 생활한 경험으로는 이런 인종차별이 남아 있다는 선입견이 맞는지 틀린지 잘 모르겠다는 점입니다.

채플힐 지역의 초중고 교육여건에 대해서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greatschool이라는 웹사이트의 정보를 이용하게 됩니다. 채플힐 지역에서는 이 웹사이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학교가 인근의 Cary, Apex 지역에 비하면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자녀의 연령대가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라고 한다면 채플힐 지역의 학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자녀가 미국의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자녀처럼 방문연구원의 자녀의 경우 미국에서 학교 생활 자체를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목표이지, 미국의 학교에서 지식을 최대한 많이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생각하는 경우에는 미국의 greatschool의 높은 평점이 나오는 학교 즉 지식의 전달에 좀더 집중된 학교가 방문 연구원의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는 아닐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사귀고 놀기에는 채플힐 지역의 학교들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마트와 쇼핑에 대해서는 말한다면 미국은 소비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플힐 지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 음식을 위한 식재료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구년 또는 미국 거주 기간 내도록 피자, 빵, 햄버거만 먹고 지낼 수는 없으니깐요. 채플힐 지역에서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 Cary, Apex 와 Durham 지역이 있습니다. 이 지역에 최소 3군데의 한인 마트가 존재하고, 3개의 Costco, 이외에도 다수의 음식료 쇼핑을 위한 Wegman, Wholefood, Harris Teater 등의 마트가 있습니다. 또한, Southpoint mall과 Tanger Outlet mall-Mebane이 있어 이 두 곳에서 음식료품 이외의 물품들을 쇼핑할 수 있습니다.

연구년을 마무리하면서

저의 연구년 생활을 정리하면,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서 연구년의 출발이 6개월이 미뤄졌고, 연구년을 시작할 때도 코로나 19가 여전히 확산되는 중이었고, 연구년을 지내는 기간도 그리고 끝내고 돌아오는 때에도 코로나 19의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에는 10일의 자가격리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평가하는 미국에서의 연구년 생활은 저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여깁니다. 이유는 연구년 생활을 통하여 Web-scraping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통하여 연구자료를 확보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와 같이 간 저의 가족들은 코로나 19의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에도 감염되지 않은 채 미국 생활을 하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 점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