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영 (Ha Young Woo)
2025 Fulbright American Studies Program
Gyeonggi, Elementary

꿈만 같았던 4주간의 여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귀국한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5년차 교사로서 매너리즘을 느끼고 있었고, 어떤 방향으로 교사로서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던 찰나에 우연히 <풀브라이트 영어교사 지원> 공문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영어 교육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은 교사로서 공문을 보자마자 가슴이 뛰었고, 도전해 보자는 결심이 들었습니다. 몇 개월 간 Essay, 추천서, 어학성적 등의 서류 준비로 정신이 없었고 서류 합격 발표가 나자 바로 면접을 준비하느라 몹시 바빴습니다. 면접 당일 교생실습 때나 입던 정장에 화상면접 카페에서 매우 긴장하며 대기하던 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가족들과 함께 다같이 야호! 하면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처음가보는 길이었기에 설렘 반, 두려움 반인 마음으로 짐을 쌌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가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등등 생각이 많았고 어느덧 출발 당일날이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풀브라이트 영어교사 미국학 장학 프로그램>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을 때 내가 장학생으로 선발이 되었구나하는 게 실감이 되어 마음이 벅차 올랐었습니다. 

처음가보는 미국은 정말 멀었고, 14시간의 비행이 끝나고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 JFK 공항에서 델라웨어 주로 가는 길에 조금씩 보이던 이국적인 미국 가정집 모습이 신기해 연거푸 사진을 찍었던 것도 생각납니다. 홈스테이 가정에 배치되고 델라웨어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한달 간의 여정은 바쁘게 흘러갔습니다.  

운이 좋게도 너무나 좋은 홈스테이 가정에 배치되어 미국의 실제 가정 생활상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달 간 지내면서 진심으로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해주는 홈스테이 가족들 덕분에 더 빨리 적응하고 마음을 열 수 있었습니다. 홈스테이 가족과 친해져 아이들 학교 공연도 몇 번 가보았는데, 미국은 예체능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 어린 나이부터 합창단, 연극부, 오케스트라 등의 활동을 장려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친해져 밤늦게 보드게임을 했던 기억, 가족들과 함께 Delaware주의 남쪽 끝에 있는 바다에서 처음으로 대서양을 봤던 기억, Amish Market에 가서 프레젤과 도넛을 먹었던 기억, Brewery에 가서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마셔봤던 소중한 기억들은 모두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델라웨어 대학교 ELI(English Language Institute)에서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았고, 특히 Drama class 연극을 연습하다가 친해진 오만 친구들과는 다 함께 한국 BBQ식당에서 치킨과 떡볶이를 먹으며 서로의 나라에 대해 알아가고 친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헤어지는 마지막 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가 계산하겠다고 했던 모습이 생생한데, 국적과 인종이 달라도 영어로 친구가 될 수 있구나. 를 마음속으로 깊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Methodology 수업에서는 학습자 참여 중심의 활동들을 포함해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특히 다양한 non technology 기반 수업 활동과 AI technology를 활용한 수업 활동들을 배우며 미국에서도 AI 교육 기술을 신중하고 균형있게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3회나 되는 다양한 미국의 학교들을 방문하면서 어떤 교육이 진행되는지 교육 현장의 모습을 잘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College School에서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포기하시지 않으려는 선생님들의 진심이 잘 느껴졌고, William Penn High School에서는 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과는 다르게 아이들의 진로에 맞춰 실질적으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Culinary Class에서 고등학교 아이들이 직접 메뉴를 만들고 학생과 교직원 대상으로 판매를 함으로써 미리 사회 에서의 경험을 해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 학교 방문을 통해 미국은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어렸을 때부터 진로에 대해 탐색할 시간이 충분히 제공되며 예체능 교육에도 큰 중요도를 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을 하며 학생들과 소통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 학생들이 한국이 어디에 위치한 나라인지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며 새삼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하며, 대한민국이 문화 콘텐츠의 강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평일동안 바쁘게 학업에 열중하고 주어진 주말에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했습니다.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의 대도시 등을 즐겁게 여행하면서 미국의 문화를 온몸으로 경험했었습니다. 워싱턴에서 capitol tour를 하며 이미 1700년대 후반에 의회를 만들고 자유라는 이념 아래 국가를 설립한 미국역사를 미국 민주주의의 오랜 전통과 깊이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뉴욕의 록펠러센터 위에서 바라본 뉴욕 스카이라인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세상의 중심이 이곳이구나 라는 생각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도 뉴욕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전세계의 문화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발전된, 거대한 도시를 형성하는 게 신기했습니다. 또 뉴욕의 9.11 메모리얼 &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2001년 그날의 사건이 생생하게 기록된 전시들을 통해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특히, 비극이 일어난 자리에 더욱 웅장하고 의미 있는 메모리얼을 세운 모습을 보며, 미국이 보여준 강인한 회복력과 불굴의 정신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짧게만 느껴졌던 4주라는 시간을 더욱 값지게 보내기 위해, 원래의 소심했던 성격에서 벗어나 다양한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Drama 수업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연기를 위해 대사를 연습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Methodology 수업에서는 그동안 배웠던 교수법을 활용해 영어 수업 실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배움을 실천으로 연결하는 과정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또한, 미국이라는 나라를 깊이 이해하고 싶어 많은 질문을 던졌고, 일상생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영어로 소통하려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달간의 연수 동안 학교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학생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델라웨어 대학교에서 교수법을 배우고, 홈스테이 생활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며 영어 교사로서 한층 성장할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며영어로 깊이 교류하며 진정한 친구가 있구나.’ 라는 것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친구들과 각국의 대표 과자를 주고받으며 가까워졌고, 홈스테이 아주머니와 결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언어를 넘어 마음이 통하는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매일 이어진 교수법 강의에서는 기존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며 영어 수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었습니다. 학생들이 더욱 주도적으로 참여할 있는 수업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새롭게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다시금 깨달았고, 설레는 신선함을 안고 교단에 다시 생각에 가슴이 뜁니다. 앞으로 저의 영어 수업이 더욱 생동감 넘치고 의미 있는 시간이 있도록, 소중한 경험들을 하나하나 녹여가고 싶습니다. 

새로운 저를 발견할 있는 기회를 주신 풀브라이트 장학 재단, 따뜻하게 맞아주신 홈스테이 가족들, 그리고 아낌없는 가르침을 주신 델라웨어 대학교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