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철 (Seoncheol Park)
2024 Visiting Scholar Program
Harvard Medical School, Psychiatry

풀브라이트는 나에게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Fulbright Visiting Scholar로 연구하며, 나는 정신의학 진단체계의 조작주의를 현상학적 정신병리학 관점에서 성찰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Andrew Nierenberg 교수와 Masoud Kamali 교수와 매주 토론하였다. 이를 통해, 미국의 실용주의 학문태도가 지니는 파급력과 영향력을 새롭고 그리고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 언어 장벽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동료 연구자들의 배려와 나의 꾸준한 노력은 학문적 교류를 가능케 했다. 그 결과 두 편의 논문을 출판하고, 추가 논문들을 투고하며 연구 성과를 확장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Fulbright Scholar라는 정체성은 환영과 존중을 받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공항의 입국심사대에서, 학술회의에서, 혹은 World Boston의 교류 프로그램에서 ‘Fulbrighter’로 불릴 때 느낀 자부심은 잊을 수 없다. 또한 뉴잉글랜드 한인의사연구회와 『Fulbright Chronicles』 편집위원 활동을 통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학문적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이번 경험은 나를 단순한 연구자가 아니라, 양국 간 이해와 교류를 잇는 문화 대사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Fulbright Scholarship은 내 전문성을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세계를 다층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열어주었다. 나의 유년기,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는 내 미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해주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러 풀브라이트는 나에게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직접 경험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