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yub Ryu

유상엽 (Sangyub Ryu)
2024 Visiting Scholar Program
Georgetown University, Public Administration

나는 행정학자로서 정부혁신 및 개혁 연구를 수행하고자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에 지원하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부혁신 사례는 개발도상국의 롤모델이 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 혁신을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그 함의를 한국 정부의 혁신에 연결하고자 하는 내 연구 목표는 “왜 미국인가? 왜 풀브라이트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적절한 답을 제시해주었다. 

선발 과정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서류와 연구계획서 작성, 면접 준비를 거치면서 나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리하고 구체화할 수 있었다. 장학금 수혜자로 확정되었을 때는 단순한 합격의 기쁨을 넘어, 앞으로 주어진 사명감에 대한 무게를 크게 느꼈다. 이후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의 생활은 학문적 성취뿐 아니라 다양한 의미 있는 경험들로 채워졌다. 워싱턴 D.C.의 학문적·정책적 네트워크 속에서 세계 각국의 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가족과 함께한 미국 생활은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을 체득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연구실에서의 토론, 미국 교수진과의 협업, 그리고 현장의 정책 담당자와 나눈 대화는 책으로 배울 수 없는 ‘살아있는 행정학’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특히, 연고가 없는 DMV 지역(DC·MD·VA)에서 정착하는 데 있어 풀브라이트 커뮤니티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커뮤니티가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학문적·문화적 네트워크를 넓혔을 뿐 아니라, 선배 풀브라이터들의 경험담은 연구자로서의 내 시야를 크게 확장시켰다. 풀브라이트 동문의 초청으로 버지니아에 있는 아마존 헤드쿼터를 방문해 AI와 공공행정의 접목 가능성에 대해 토론했던 경험은, 내 연구를 한층 현실적이고 글로벌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또한, 풀브라이터라는 이름 덕분에 미국의 핵심 행정개혁 담당자들과 연결될 수 있었다. 클린턴 정부 당시 행정개혁을 진두지휘했던 존 카멘스키(John Kamensky), 그리고 카터 정부 시절부터 오바마 정부에 이르기까지 인사행정을 담당하며 MSPB 고위공무원으로 재직했던 존 팔구타(John Palguta)를 직접 인터뷰한 경험은 풀브라이트가 아니었다면 결코 얻을 수 없었을 기회였다. 이와 같은 만남은 내 연구에 깊이를 더했을 뿐 아니라, 학자로서의 사명감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넘어, 풀브라이트는 미국 내 연구 및 사회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는 강력한 사회적 자본 역할을 한다. 다소 풀브라이트의 경쟁률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왜 내 연구가 풀브라이트의 지원이 필요한가, 이를 통해서 지원자 개인의 연구적 성과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의 교육 및 문화교류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으며 나아가 전 세계 국민 간 상호 이해 촉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다면 이 글을 읽는 예비지원자도 충분히 선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풀브라이트는 학문적 도전이자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