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Jiwon Kim)
2025 Fulbright American Studies Program
Daegu, Elementary
지난 봄, 풀브라이트 코리아에서 영어 교사를 위한 장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항상 미국의 문화와 교육 시스템에 대하여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곧장 이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언어를 가르치는 교사라면 언어를 문화적 맥락 안에서 가르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적 배경 없이 언어를 배우면 학생들은 그 언어가 자신의 삶과 무관하다고 느낄 수 있고, 이는 학습 동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문화적 배경 안에서 영어를 가르치려고 노력해 왔지만, 미국 문화를 모든 측면에서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다. 하여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문화를 더 깊이 배우고, 교육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묻는다면, 나는 이제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4주간의 장학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미국 현지 학교 방문이었다. 미국에 오기 전부터 미국 학교를 방문하는 것이 너무 기대되었는데 미국 학교의 모든 것을 직접 보고, 한국 학교와의 차이점과 배울 점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UD 칼리지 스쿨(UD College School), 윌리엄 펜 고등학교(William Penn High School), 윌밍턴 크리스천 스쿨(Wilmington Christian School)을 방문했다. 학교 방문을 통해 미국의 교사들은 학생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존중하며, 적절한 피드백과 도움을 제공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세 곳의 미국 학교 모두 고유한 교육 철학과 훌륭한 교사들이 있었다. 특히 학습의 ‘어려움’을 학습의 ‘차이’로 받아들이고, 학생들에게 맞는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한다는 점은 나에게 굉장히 큰 영감을 주었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돕기 위해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했다. 적절한 지원이 있다면 모든 학생이 더 나은 학습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모든 연수 프로그램이 진행된 델라웨어 대학교(UD) ELI에서 가장 뜻깊었던 경험은 듣기와 말하기 기능 신장을 위한 드라마 수업이었다.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리더스 시어터(Reader’s Theater)’, ‘동화 영화 연기(Fairy Tale Movie Acting)’, ‘모놀로그(Monologues)’ 등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이런 수업을 경험한 적이 없었는데, 사악한 여왕, 성당지기 피터, 12살의 너드(Nerd) 등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너무나도 따뜻하고 재능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한 시간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또한, 매일 오후 진행된 튜터링 수업도 큰 도움이 되었다. 숙제에 관한 도움을 받기도 하고, 미국 문화나 사회에 관한 궁금한 점에 대해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는 과잉 청구된 비용에 대한 해결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명쾌하게 쓰는 방법과 미국 화장실 문이 그렇게 디자인된 이유도 알게 되었다. 아낌없는 가르침과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신 튜터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번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통하여 내가 가장 뿌듯한 점은 나의 교사로서의 전문성 신장이다. 나는 대학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했고, 영어 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영어 교육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UD ELI의 ‘영어 교수법(English Teaching Method)’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개념과 교수법을 정말 많이 배웠다.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시키는 방법, 효과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협력적인 팀 활동을 구성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실용적인 교수법을 배웠다. 필립 선생님께서는 많은 실용적인 교육 팁을 전수해 주셨고, 풀브라이트 동료 교사들과의 경험 공유를 통해 우리 모두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 학습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교실에서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해 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풀브라이트와 UD는 나를 더욱 역량 있는 영어 교사로 성장시켜 주었다. 이제 나는 학생들이 현실적인 상황에서 영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어교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니,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느낀다. 언젠가 다시 UD에 갈 수 있기를, 앞으로 더 많은 풀브라이트 동료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교육을 바꾸고, 더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다신 오지 않은 소중한 시간과 경험을 선사해준 풀브라이트 코리아에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글을 마친다..


